길위에서 지혜를 얻기 바라며 남해 금산으로 향합니다.
보리암 가는 길이 온통 해무에 갇혀 있어 앞을 가늠할 수 없었던 그 때가 아마도
17년도 여름쯤이었으려나 -
신비에 쌓인 암자외엔 그 어느 것도 허락치 않던 곳을 다시 찾았습니다.
하늘과 구름이
바람과 햇살이 기분좋은 날에
금산에선 어떤 좋은 일이 또 기다리고 있을까요
금산은
신라의 원효가 보광사라는 절을 세웠는데 고려후기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 끝에 조선왕조를 개국하게 되자 영세불망의 명산이라 하여
온 산을 비단으로 두른데서 유래하여 금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합니다.
주봉인 망대를 중심으로
문장봉. 대장봉. 상불암. 천구암 등의 암봉이 솟아 있습니다.
또,
양양낙산사, 강화보문사와 함께
한국 3대 기도처의 하나인 보리암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아래쪽에 기도효험이 좋기로 유명하다는
해수관음보살상이 있는데 1977년에 바다를 향해 세워졌다는군요.
대부분 보리암까지만 가는 사람들이고 산행을 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681m에 뜨거운 여름날도 아니라 살짝 나는 땀정도야 기분 좋은 맘으로
가볍게 걷기 좋습니다.
보리암에서 출발하여 화엄봉 찍고( 원효대사가 그곳에서 화엄경을 읽었다하여 화엄봉이라 붙여짐)
망대, 단군성전, 헬기장을지나 부소암까지만 갔다 되돌아와 헬기장 근처 그늘에서 도시락
먹으며 쉬었다 흔들바위 보고 다시 보리암쪽으로 옵니다.
테크계단을 오르다 좁은 흙길을 만나면 더 정감 있어 좋습니다.
숲을 지날 땐
숲이 전하려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지만
이곳에선 어림없습니다.
불쑥 솟은 38경 기암괴석들을 보면 금산은 역시 괴석이구나 싶고
저 아래 내려다보이는 바다와의 절묘한 조화앞에 서면
그것은 차후의 일이 되고 맙니다.
암자들을 볼 때면 드는 생각 있습니다.
지금이야 생필품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찾는 이들도 많아 확연히 달라졌겠지만
쉽게 얻으려하지 않고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으려는 검소한 생활안에서
스스로 고행의 길을 가는 사람들.
선택한 그 삶에는 어쩌면 이 생에서 풀어야 하는 어떤 과제를 안고
숙명의 길을 가는 중인걸까 하는 -
숲이 던져놓은 화두를 찾기 위해 보리암에서 멀리 바다를 내려다봅니다.
말 없던 괴석을 생각하며 귀 열어봅니다.
하늘을 보니
더할나위없이 푸르고 구름은 한가로워 보입니다.
서두르지 말라는 듯
물러날 줄 모르는 코로나19로 아쉬움이 컸던 추석연휴가 끝났습니다.
그저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우리들의 소박한 바람이
이뤄지는 날까지 늘 건강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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