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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아름다운 사천 - 용두공원

by sang-a 2021. 5. 18.

 

아름다운 사천의오월은 청보리의 물결로 더 빛나고 있습니다.

 

바람결에 허리를 맡긴 청보리의 여유로움과

주인의 야무진 손끝에서 당당히 자라고 있는 마늘, 감자밭을 지나

사천의 비대면 힐링장소로 꼽힌 용두공원 산책로 가는 길 -

 

기분좋은 날엔 좋은대로

마음이 어수선할 땐 먼 산자락에 걸린 구름봄 위안을 얻기고 합니다.

앵두가 익어가고

요 며칠사이 길섶 산따릭도 한층 더 붉어졌습니다.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

튤립과 풍차

바쁘게 돌아가는 바람개비

예쁘게 놓여진 다리들

통통하게 살 오른 토끼들의 뜀박질

앙증맞은 꽃잔디 -

여기선 모든 어울림이 마알간 수채화 같습니다.

 

와룡저수지를 끼고 조성된 산책길은

이곳 주민과 와룡산에 온 사람들이 주로 찾는 장소로

어린이 놀이터와 농구대등 운동시설이 있고 편백숲에는 해먹까지 있어

무더운 날이면 시원한 휴식처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호젓한 분위기의 저수지를 에워싼 숲길에 하얀 꽃대문을 만들어 여기에 터를 잡은

예쁜 집을 지날 때면 주인이 궁금해지곤 한다는 ~^^

 

머물 수 없는 바람처럼

내년 봄에는 이곳의 수선화와 금낭화의 소식을 전할 수 없습니다.

서울을 떠나 두 번의 봄을 맞으며 쑥을 캐보았고

이번에는 쑥버무리도 해먹을 수 있게 되었지요.

이 소소한 일상은

그을린 얼굴과 배려없이 쑥쑥 올라오는 기미를 값으로 치른 즐거움입니다~^^

 

낯설어 힘들기도 했던 순간들이 지금은 오래 있고 싶은 곳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듯한 바다에 노을이 물들면

인생 한 자락 고달픔도 담궈도 보고 조용한 거리와

많지는 않아도 내가 만난 선한 사람들에게서 더불어 천천히 가는 법을 배웁니다.

 

어느 잠못드는 날이면

하이얗게 터지는 이팝꽃의 속삭임을 청할 수도 있고요.

요즘 한창인 화려하고 붉은 넝쿨장미도 아름답지만

손톱만하여 오히려 피어있는 것이 기특한 꽃들에게 더 마음이 갑니다.

 

화려하게 조명받지 못하여 소외되는 것들과 오직 목적지를 향하여 달리는

급행열차에선 놓칠 수 밖에 없는

삶의 소중한 잔상들이 보이는 까닭이겠지요.

 

축복받은 사람들이라 생각됩니다. 이곳 시민들 ~^^

걷다 잠시 쉬어가는 의자에 앉아 고요한 저수지를 바라보며 상념에 젖어도 보고

다양한 풀꽃들의 싱그러움에 물들어도 좋습니다.

 

오늘도

내 가장 아랫쪽 발바닥을 통하여 언제나 희망인 자연의 서정을 읽는

오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