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일으켜 세우는 것들 앞에서는 덩달아 힘이 납니다.
혹한을 이겨낸 후 세상을 향해 꼿꼿하게 허리를 펴는 저 당당함이 좋습니다.
맑은 하늘빛도 담아내기 벅찬 봄에 청보리와 유채의 멋스런 조화를 감당하라니
들뜬 마음 겨우 붙들어 어설픈 붓질을 합니다.
보릿고개 노래비를 봅니다.
보릿고래라는 말도 이해하기 힘들 지금 세대들과 부모님 세대간의
어쩔 수 없는 간극은 있겠지만 그래도 참 다행이지요.
찬란히 빛나고 있는 저 싱그러움이 절망을 딛고 일어선 의지의 결과라 여길 수 있어서
많은 꿀벌들이 유채꽃 위를 날며 부산한 것이
열심히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사잇길 걷다 보니 내게서도 맑은풀 냄새가 나는 듯 합니다.
1. 오월 청보리 / 효원 김나연
나는 오래도록 청보리밭에 머물렀다
봄볕 아래 겁 없이 푸르른 식물성들은
결핍을
모르는 눈부심이다
흙의 봄날은 눈물겹다 (21. 시조생활)
2. 고창 청보리밭에서 / 효원 김나연
허리춤에 묶어둘까
물결로 이랑질까
어머님 통곡이라던 초근목피 시절가고
꽃물로
익어만 간다
바람 속 청보리밭
** 이 글은 2022.5.1일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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