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연의 서재 (시조시) ◑255 바람의 언덕 바람의 언덕 김나연 풀들의 등을 타는 바람의 나라에선 잠들줄 모르는 구름이 주인이고 오늘도 죽자고 살아가는 사람이 세입자다 한낮의 적막이 별처럼 따사로와 저도 풀처럼 물들고 싶은 날엔 노을은 건지려 않고 섬돌인냥 눕는 바람 하루를 떼어들고 바다로 드는 날 삶의 절반은 야윈 .. 2017. 8. 14. 용기 용 기 김나연 존재하지 않는 꿈은 우리가 아직 잠에서 깨기 이전의 일이다 아침을 기다리는 우리가 두려움으로 외면하는 것들이 아직은 눈을 뜨기 이전의 일이다 2017. 8. 7. 보리암 가는 길 보리암 가는 길 김나연 안개에 점령당한 산길을 뚫겠다고 묻어둔 화두 하나 주문하듯 불러내어 뒤돌아 길 없는 길 위에서 다시 길 찾는다 바람도 이곳에선 합장을 하나보다 헐떡이는 신발이 오늘따라 무안하여 툭툭툭 가부좌 명상중인 돌멩이만 건드려 낮은 음계로 전해오는 안개비 설법 한 번쯤 내안에도 부처가 살았을까 감긴 듯 산자락에 울컥 형상 하나 매달았다 2017. 7. 24. 폭발음을 위하여 폭발음을 위하여 김나연 안경을 닦으며 숨고르기를 한다 저녁을 준비하는 아궁이에서 불꽃은 슬픔을 말하지 않는다 타버린 그의 청춘과 사라져가는 생의 기억을 지우며 다시 못올 그의 고독을 배웅하는 것은 차디찬 물을 끼얹는 손이다 쓸쓸히 앓는 아궁이에서 까맣게 저녁이 누웠다 안.. 2017. 7. 1.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