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 & 예술 ◑95 모네의 포플러나무 자연의 이치는 참으로 신비합니다. 지난 봄을 보내고 이 여름을 안겨주었던 것처럼, 또 다시 이 여름을 보내고 어김없이 새로운 가을을 안겨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철의 섭리도 꼭 인간의 마음과 같습니다. 새 가을을 맞는 설렘보다 이 여름을 보내는 아쉬움이 더 큰 탓인지 막바지 찜통 열기로 .. 2011. 9. 4. 조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조그만 사랑 노래 황 동 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 2011. 8. 29. 바람이 시작하는 곳 / 정현종 바람이 시작하는 곳 - 정현종(1939 ~ ) 하루를 공친다 한 여자 때문에. 하루를 공친다 술 때문에. (마음이여 몸이여 무거운 건 얼마나 나쁜가) 정신이라는 과일이 있다. 몸이라는 과일이 있다. 그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두엄이고 햇빛이고 바람이거니와 바람 없는 날은 자기의 무거움에서 벗어날 길.. 2011. 8. 29. 반성 / 김영승 반성 704 밍키가 아프다 네 마리 새끼가 하도 젖을 파먹어서 그런지 눈엔 눈물이 흐르고 까만 코가 푸석푸석 하얗게 말라붙어 있다 닭집에 가서 닭 내장을 얻어다 끓여도 주어보고 생선가게 아줌마한테 생선 대가리를 얻어다 끓여 줘 봐도 며칠째 잘 안 먹는다 부엌 바닥을 기어다니며 여기저기 똥을 .. 2011. 8. 27.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