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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石橊) - 조운 석류 조운 (1900~ ? ) 투박한 나의 얼굴 두툼한 나의 입술 알알이 붉은 뜻을 내가 어이 이르리까 보소라 임아 보소라 빠개 젖힌 이 가슴 2022. 4. 24.
고백하노니 - 성춘복 고백하노니 성춘복 ( 1936~ ) 너와 나 나뉘어서 멀리를 바라본들 다음의 둘보다야 더 잘게 쪼개어져 우리 둘 지쳐간 이승 강물로 합치려나 2022. 4. 24.
사월 어느 하루 익숙한 얼굴들이 갑자기 낯선 모습이 되어 벽처럼 느껴진다. 아주 짧은 순간에, 그것도 어쩌면 굉장히 큰 것도 아닌 일에 - 그렇게 우울해질 무렵이면 나는 번개에 맞기를 기다린 것 처럼 생각의 전환을 꾀한다. 재빠르게 다른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 한 편 내 인생은 어쩌면 침묵으로 가는 순례길과 닮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 천지간에 꽃몸살이 한창인 봄날 엄마는 영면에 드셨다. 선산 아버지 곁에서 흙으로 돌아가실 준비는 한 줌의 재면 족하셨다. 온통 연초록으로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이 싱그러운 선산에 예를 갖춰 하관식을 마쳤다. 아쉬움이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효를 다하지 못한 자식이지만 햇살도 눈부신 이 봄날에 가신 엄마의 명복을 빌며 아직은 실감나지 않는 엄마의 빈 자리에 슬퍼하지는 않으련다. .. 2022. 4. 24.
영취산 진달래 길위에 연분홍 꽃잎들이 융단처럼 깔려있어 그것만으로도 설렘인데 불어오는 봄바람에 환상적인 꽃눈이 파노라마를 일으킵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순간에 마음을 빼앗기며 꽃불 번진 능성이를 바라봅니다. 꽃터널을 지나며 연신 카메라 셧터를 눌러대는 사람들에게 긴 겨울을 견딘 가녀린 줄기가 피워올린 꽃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또 찰나로 지나고 말 것이니 기록하고 남기는 것 말고 진달래에게 해 줄 것이 없어 미안합니다. 그래도 다행이지요 이렇게 볼 수 있어서. 마치 갈 길이 먼 여행자 순례자 같습니다 - 영취산 진달래 2022.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