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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몸짓 나그네 몸짓 / 김 나 연 주머니를 털어 길을 떠나요. 빗소리도 구슬프고 바람도 외로운 날이랍니다. 해 지는 서해에 가서 썰물의 등을 바라보기로 합니다. 바람만 등진다해도 좋을 일입니다. 부두에 맘대로 걸린 투망과 회 한 접시면 마음이 넉하지요. 주머니를 털어 길을 떠나요. 빗소리도 구슬프고 바.. 2007. 3. 2.
낙엽은 아직 구르지 않는 것을 낙엽은 아직 구르지 않는 것을 북으로부너 구월을 탄 단풍이 오고 있다. 아직 설익은 가을이 살갗에 닿는다. 화단의 채송화는 자기의 키 작음을 한 번도 원망하지 않고 바람이 아무리 심술을 부려도 여름내내 꿋꿋하다. 지리 하던 장마와 야속한 태풍이 해마다 자연앞에 사람들의 무기력함을 비웃는다.. 2007. 3. 2.
비가 눈물짖는 까닭. 비가 눈물짖는 까닭. / 김 나 연 삭풍의 자락을 잡고 먹빛 구름이 해산한 비가 잰걸음으로 달린다. 안식을 위한 거침없는 질주를 하는 중년 사내의 머리카락에서 염색 냄새가 난다. 길가에 피는 꽃에 앉은 먼지는 한 줄기 비가 다녀가면 더욱 푸르러지는데 사내의 머리카락은 어느 새 하얀 새치가 다시 .. 2007. 3. 2.
새해 메모 새해 메모 동백의 볼 같은 해가 솟는 동해로 가면 가난한 기억들은 묵은 달력과 함께 버리고 싶어진다 설레임에 뛰는 가슴을 만나고 싶어진다 사람아 사람들아 저 - 푸르게 일렁이는 바다를 보자꾸나 힘차게 일어나 맨발로 달리라 명령하고 있다 새해가 왔다 맵새만 우글거리던 골목 막다른 집에도 새.. 2007.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