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연의 서재 (시조시) ◑255 갈 대 갈 대 김 나 연 붉게도 피우지 못 할 섭리 때문에 가을행 열차를 빌려 탄 갈대는 등 굽은 할아버지의 빈 계절만 같았다 창백한 넋이라서 바람에 어울린다 고독은 허옇게 등성이에 누워서 그 어느 나의 길목을 그려내고 있구나 살아서 흔들리는 설레임을 보겠네 어느 모서리에 남아 있을 .. 2007. 3. 21.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하는 이에게 / 김 나 연 한 모금 내 아픈 사랑아! 꽃그늘에 햇살 내리듯 이렇게 또 한 계절이 흐른다. 나의 날들에 문신으로 박힌 그대를 품기에 가슴은 늘 벅차다 맑은 노래를 부르는 우리는 눈 먼 새 조금만 더 외로워지자 오늘은 그날보다 별이 더욱 반짝인다. 2007. 3. 21. 해 당 화 해 당 화 김 나 연 슬프도록 붉은 가슴 가시로 감추었다 바람은 해변을 잡고 모질게 휘도는데 계집애 멍 든 풋가슴 해거름도 모른다 모래성 쌓던 날에 손가락 걸고지고 기약없을 메아리 소라귀가 야속해 계집애 설 운 한나절 봄 가는줄 모른다 * 시 사전 * 04년 신작특집 중에서 * [달과바람.. 2007. 3. 21. 슬픔에 대한 침묵 슬픔에 대한 침묵 / 김 나 연 가을 하늘보다 더 푸른 눈을 가졌던사람이 있었다 툇마루에 햇살이 들어서기도 전에 주린 배를 위하여 세상으로 나아가 앞산도 잠든지 오래가 된 후에야 무거운 생의 등짐을 부리는 사람. 숲으로 가면 언제나 새들의 노래가 기다릴까 싶지만 눈은 어둡고 귀는 멀어만 가는.. 2007. 3. 21.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