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779 외출 - 김복근 외출 집을 나설 때는 창 하나 열어둔다 나 없을 때 찾아오는 길손을 위하여 나 대신 방에 들어올 내 작은 달을 위하여 시조집 『클릭! 텃새 한 마리』(태학사, 2001) 2021. 9. 20. 시 - 유자효 시 시란 참 하잘것없는 것이다 별볼일없는 것이다 삶을 돕기는커녕 방해만 한다 허영이며 사치며 한갓 장식품이 되기도 한다 못생긴 얼굴에 분을 바르고 모델인 양 으스대면서 세상의 말을 오염시킨다 조심하라 네 주술에 네가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시집 『여행의 끝』(시학, 2007) 2021. 9. 20. 산, 귀를 닫다 - 김제현 산, 귀를 닫다 보내지 않아도 갈 사람은 다 가고 기다리지 않아도 올 사람은 오느니 때없이 서성거리던 일 부질없음을 알겠네 산은 귀를 닫고 말문 또한 닫은 강가 느끼매 바람소리, 갈대 서걱이는 소리뿐 한종일 마음 한 벌 벗고자 귀를 닫고 서 있네 2021. 9. 20. 강가에 앉아 - 조동화 강가에 앉아 잔잔한 강물 위 허공에 못 박힌 듯 물총새 문득 날아와 정지비행을 한다 팽팽한 일촉즉발의 숨 막히는 한순간 표적이 잡히자마자 온몸을 내리꽂아 홀연히 그 부리로 잡아채는 은비녀, 비린 살 마구 파닥이는 저 눈부신 화두(話頭)여! 시조집 '낮은 물소리' (동학사 펴냄) 2021. 9. 20.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445 다음